업계, “피해 규모 수천억원 될 것”
PG사들이 카드결제 취소 막아…소비자 피해 눈덩이
온라인 쇼핑몰 위메프와 티몬의 결제대금 정산 지연 사태가 심각해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이들 쇼핑몰에 입점한 판매자들이 결제일에 받지 못한 대금은 최소 수백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판매자뿐 아니라 두 업체에서 중계한 여행 상품도 구매가 취소되는 등 소비자들의 피해도 이어지고 있다.
이들 쇼핑몰은 지마켓을 창업한 구영배 대표가 지난 2010년 싱가포르에 설립한 큐텐 산하에 있다. 큐텐은 2022년 티몬, 2023년 인터파크 쇼핑부문과 위메프, 올해엔 AK몰을 인수하는 등 공격적으로 온라인 쇼핑몰 사업을 확장해왔다. 업계에 따르면 큐텐은 규모를 키워 큐텐 산하 물류 기업인 큐익스프레스를 미국 나스닥에 상장시킨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올해를 목표로 진행된 큐익스프레스의 나스닥 상장을 계속 실패를 거듭했다. 그 사이 이미 자본잠식 상태였던 쇼핑몰들의 재무상태는 더욱 악화됐다.
2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위메프의 매출액은 1268억원이다. 매출액이 지난 2021년 2347억원에서 2022년 1683억으로 매년 하락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영업이익도 매년 적자를 기록하다 작년엔 1000억원이 넘게 손해를 봤다.
티몬은 위메프보다 더 상황이 좋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티몬은 4월 말인 마감 기한을 넘긴 현재까지 지난해 감사 보고서를 금융감독원에 대출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금융권에서는 “티몬의 재무 상태가 공개할 수 없을 정도로 급감했거나 심각한 상태 때문 아니겠냐”는 분석을 하고 있다.
업계에선 현재까지 위메프와 티몬 결제 추정액을 근거로 추산할 때 피해 규모는 최소 수천억원에 이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일각에선 티몬이 결제 대금을 마련하기 위해 6월부터 판매한 선결제 상품권의 기한이 다가오면 고객들의 피해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 선결제 상품권을 받는다 해도 대금을 정산 받지 못한 판매자들이 상품 판매를 중단했기에 피해는 고스란히 고객 몫이 된다.
전자지급결제대행(PG)업체들은 전날부터 위메프·티몬 기존 결제건에 대한 카드 취소를 막았다. 고객들의 취소 신청이 빗발치자 손해를 막기 위해 카드 취소 통로를 막은 것이다. 이 때문에 위메프·티몬 고객은 환불 요청시 계좌번호를 입력하고 현금을 돌려받을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위메프·티몬은 최근 선불충전금 ‘티몬 캐시’와 각종 상품권을 선주문 후사용 방식으로 할인가에 판매해 인기를 끌었다. 티몬 캐시를 10% 할인했고, 해피머니상품권 5만원권을 4만6천250원에, 컬쳐랜드상품권 5만원권을 4만6천400원에 각각 판매했다. 배달앱 요기요 상품권도 7∼8% 할인판매했다.
전날 티몬의 정산 지연 사태가 터지자 네이버페이와 SSG페이 등 제휴처들은 위메프·티몬에서 판매된 이들 상품권 사용을 막았다. 위메프·티몬에서 할인가에 구매해 요기요 앱에 등록한 금액권 사용도 안 된다. 유통업계는 위메프·티몬이 ‘현금 마련’을 위해 티몬 캐시와 상품권을 적극적으로 할인 판매한 것으로 본다.
큐텐그룹 관계자는 “미지급된 정산대금이 얼마인지, 판매자 피해가 어느 정도인지는 파악하기 어렵다”며 “소액 판매자에 대한 정산은 지금도 계속하고 있으며 규모가 큰 판매자에 대한 대금 정산을 기다려달라고 양해를 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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