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무장지대(DMZ) 관할권 문제가 한미 간 주요 현안으로 떠오른 가운데 국방부가 미국 측에 DMZ 공동관리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측 철책을 기준으로 DMZ 남측구역을 나눠 유엔사와 한국군이 각각 관할하는 방안으로, 유엔사의 호응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5일 한미관계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국방부는 최근 미국 측에 DMZ 관할권 문제 협의를 제안하고, 한미통합국방협의체(KIDD)와 한미안보협의회(SCM) 등 한미 국방 당국 간 협의체에서 해당 사안을 의제로 다뤄달라고 요청했다.
국방부 구상은 군사분계선(MDL) 기준 남쪽 2㎞까지인 DMZ 남측구역 가운데 남측 철책 이북은 기존처럼 유엔사가 관할하고, 철책 이남은 한국군이 관할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인원 출입 승인 권한 역시 철책을 기준으로 나눠 행사하자는 방안이다.
남측 철책은 원래 MDL 남쪽 2㎞ 지점을 연결한 남방한계선에 설치돼야 하지만, 대북 감시·경계 임무 효율성을 이유로 일부 지역에서는 이보다 북쪽에 설치돼 있다. 이로 인해 DMZ 남측구역 중 철책 이남이 차지하는 면적은 전체의 약 30%에 달한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최근 제이비어 브런슨 유엔군사령관(주한미군사령관 겸 한미연합군사령관)을 만나 이런 공동관리 구상을 직접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여당이 비군사적·평화적 목적에 한해 DMZ 출입 권한을 한국 정부가 행사하는 내용의 ‘DMZ의 평화적 이용에 관한 법률’ 제정을 추진하고 통일부가 입법 지원에 나서자, 유엔사는 정전협정과 상충한다며 강하게 반발한 바 있다. 유엔사 관계자는 지난달 28일 기자간담회에서 “DMZ법이 통과된다면 정전협정에 정면으로 위배되고, 한국 정부가 협정 적용 대상이 되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국방부의 이번 제안은 관할권을 군사·비군사 목적별로 나누기보다 지역적으로 구분해 공동관리하자는 절충안 성격으로 평가된다. 실제 남측 철책 이남에는 일반전초(GOP) 등에서 한국군 병력이 상주하고 군 관계자 출입도 잦아 한국군 관할이 합리적이라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이 방안이 실현될 경우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추진 중인 ‘DMZ 평화의 길’ 재개방도 일부 구간에서 가능해질 전망이다. DMZ 평화의 길은 2019년 4월 개방됐으나, 전체 11개 코스 중 파주·철원·고성 등 3개 코스의 DMZ 내부 구간이 지난해 4월 안보 상황을 이유로 중단됐다.
정 장관은 지난달 21일 고성 A코스를 방문해 “이재명 정부의 선제적 신뢰회복 조치 차원에서 DMZ 내부 구간을 다시 열어서 평화의 길이 원래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유엔사는 같은 날 “DMZ 내부에 위치한 3개의 도보 구간은 보안상 이유로 출입이 제한되며 유엔군사령부의 관할에 속한다”고 밝혀 사실상 반대 입장을 재확인했다.
현재 미 국방당국과 유엔사는 국방부의 DMZ 공동관리 제안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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