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김건·더불어민주당 홍기원 의원, 한반도 미래 심포지엄서 발표
북한의 핵 고도화와 북러 군사동맹 복원으로 안보 위협이 커지면서 한국도 핵무장에 나서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지만, 여야의 외교통 의원들은 단호한 어조로 반대 입장을 밝혔다.
국민의힘 김건 의원은 28일 연합뉴스·통일부·연합뉴스 동북아센터 공동 주최로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10회 한반도 미래 심포지엄 1세션에 발표자로 나서 “우리의 핵무장은 북한을 가장 도와주는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정부에서 북핵 수석대표를 지낸 김 의원은 “우리가 핵무장을 하면 북한의 핵무장이 면죄부를 받는 효과가 생긴다”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미 정상회담에서 요구한 제재 해제가 자동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함께 자리한 외교관 출신인 더불어민주당 홍기원 의원도 “핵무장은 우리에게 가능한 옵션(선택)이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이어 “우리가 핵 개발에 나서면 미국이 우리나라를 강하게 제재할 수밖에 없다”며 “한미동맹이 사실상 무력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국과 일본의 전문가들도 비슷한 입장이었다.
미국 출신인 로버트 켈리 부산대 교수는 “한국이 핵무장에 나서더라도 중국 (견제) 이슈가 있기 때문에 한미동맹이 깨지진 않겠지만 약화할 것”이라며 “주한미군이 철수할 것”이라고 봤다.
스기야마 신스케 전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은 “우리가 북한 비핵화 목표를 일관되게 추진한다면 역내 어느 국가도 북한처럼 핵프로그램을 추진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한국이 핵 개발에 나선다면 북한 비핵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김숙 전 유엔대사 사회로 ‘글로벌 복합위기와 동북아 정세변화 속 한국의 선택은’이라는 주제로 진행된 1세션에서 여야 의원들은 한국의 핵무장에 대해선 한목소리로 반대했지만, 윤석열 정부의 외교정책에 대해선 상반된 평가를 했다.
홍기원 의원은 “글로벌 복합 위기에서 민감한 지정학적 위치에 있는 한국의 외교안보정책은 철저히 국익과 한반도 평화를 최우선에 둬야 한다”며 “가치와 이념을 지나치게 앞세우는 편중외교로 외연을 축소하고 친구를 적으로 만드는 잘못된 길로 가지 않는지 돌아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생즉사 사즉생'(生卽死 死卽生) 연대를 말하거나 대만 문제를 언급해 ‘하나의 중국’을 부인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불필요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김건 의원은 “미중 경쟁이 구조화되고 당분간 해소될 가능성이 없는 이런 시기에 (양측 사이의 ‘균형자’를 추구하는) 그러한 입장을 고수한다면 양측으로부터 불신당하고 약한 고리로 인식돼 압력의 대상이 될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가 추구하는 글로벌 중추국가는 한미동맹과 한미일 협력, 자유주의 국제 질서라는 중심을 잡고 이에 기반해 중국과 호혜적 협력을 해나간다는 전략적 의미가 있다”며 “중심을 우선 잡은 후에 주변과 조화를 추구하는 정책”이라고 반박했다.
한반도 미래 심포지엄은 국내외 전문가와 정관계 인사들이 모여 한반도 정세를 진단하고 다양한 해법을 제시하는 행사로, 연합뉴스와 통일부가 2015년부터 매년 개최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