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대를 거듭할수록 정체성을 잃어가는 고려인들부터 현지인에 이르기까지 각계각층에 한국어를 보급하겠습니다.”
중앙유라시아에서 30년 가까이 한국어 교육과 고려인 연구에 매진해 온 백태현(65) 중앙유시아 한국대학 부총장이 580돌 한글날을 맞아 옥관문화훈장을 추서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6일 백 부총장을 비롯한 한글발전 유공자 10명(단체 포함)을 ‘2026년 한글 발전 유공’ 포상 대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시상식은 오는 9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리는 ‘580돌 한글날 경축식’에서 진행된다.
백 부총장은 경희대 사학과에서 박사 과정을 밟던 1996년 지도교수의 소개로 막 개설된 카자흐스탄 국립대학 한국어과 교수로 부임하며 중앙유라시아와 인연을 맺었다. 1998년 키르기스스탄 국립 비슈케크 인문대 한국학과 교수로 자리를 옮긴 뒤 10년째 현지에 머물던 2007년에는 비슈케크 인문대학에 세종학당을 개설하고 초대 학당장을 맡았다.
당시 백 부총장은 “세종학당 개원이 실크로드의 이 아름다운 나라와 한국의 관계를 다지는 초석이 될 것”이라며 “중앙유라시아의 스위스 키르기스스탄에 한국어 붐을 일으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세종학당은 한국어학과와 별도로 일반인들도 무료로 한국어를 배울 수 있는 평생교육원으로, 개설 당시 10개 반에서 200여 명의 수강생을 받았고 수강 대기자만 300여 명에 이를 정도로 현지에서 큰 호응을 얻었다.
백 부총장은 키르기스스탄 내 한국대학 2곳의 설립을 주도하며 교육 기반을 확충하는 데도 앞장섰다. 그가 총장을 맡고 있는 키르기즈 한국대학(KKC)은 2012년 설립 이후 한국어 기반 전문 교육과 ICT·AI 융합 교육을 통해 중앙유라시아 내 글로벌 인재 양성을 선도해 왔다. 현재 1,600여 명의 재학생이 수학 중이며, 올해 7월 졸업식에서는 한국어통번역, 마케팅, 재정, 경제 및 회계, 관광, 컴퓨터사이언스 등 다양한 실무 전문 분야를 이수한 450여 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문체부는 “백 부총장은 국제협력 선도대학사업 등을 통해 교육 기반을 확충하며 차세대 한국학 전문가를 키우는 데 헌신했다”며 “중앙유라시아 지역의 연구 인프라 미비와 전문 연구자 양성 체계 부재, 현지화된 교육 자료 개발 지체 등 구조적 한계를 개선하며 한국학 교육 기반을 넓혔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백 부총장은 중앙유라시아 한국학교수협의회 편집위원으로 참여해 2014년 출범 이후 10여 년간 한국학 연구·교육 네트워크를 이끌어왔으며, 전 중앙유라시아 한국학 교수협의회장을 역임했다. 오는 11월 카자흐스탄 알마티에서는 ‘중앙유라시아 한국학회’ 창립총회가 열릴 예정이다. 이 학회는 중앙유라시아를 넘어 조지아, 아제르바이잔, 튀르키예 등 중앙유라시아 전역을 연결하는 초국경 한국학 학술 플랫폼 구축을 목표로 한다.
한편 이날 최고 훈격인 은관문화훈장은 40여 년간 1천여 종의 한글 글꼴을 개발·보급한 고(故) 석금호 산돌 대표에게 추서됐다. 문체부는 “석 대표는 컴퓨터 환경에서 한글을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며 한글의 문화 예술적 가치를 높이는 데 기여했다”고 밝혔다.
문화포장은 미국 현지 재외동포 학생을 위한 한국어 교육과정을 개발해 한글 교육의 기반을 다진 조수진 재미한국학교동중부협의회 회장, 훈민정음 제자 원리에 관한 융·복합 연구 등으로 한글의 학술적 가치를 알린 최홍식 세종대왕기념사업회 회장이 받는다.
대통령 표창은 ‘함께 말해봐요 한국어’ 아오모리 대회를 개최해 일본 동북지역에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확산한 이영준 히로사키 대학 교수, 우즈베키스탄 재외국민 자녀를 대상으로 한글과 민족정체성 교육을 이어온 타슈켄트 주말한글학교, 한국어 교육과 한글학교 지원, 문학 번역, 장학 교류 프로그램 등을 통해 호주에서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배우고 연구하는 기반을 넓힌 국립호주대학교 한국학연구소에 수여한다.
이외에 김경석 한국스피치웅변협회 회장, 로라 타모시우니에네 리투아니아 미콜라스 로메리스대 부교수, 지서원 싱가포르 국립대 부교수 등은 국무총리 표창을 받는다.
문체부 측은 “한글의 가치를 가꾸고 한국어를 배우려는 사람들을 잇는 교육과 교류 활동을 꾸준히 지원하겠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