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르단 미군기지 겨냥한 이란 탄도미사일에 보복
혁명수비대 지휘소·미사일 시설 등 수십 곳 타격
대화 멈추고 다시 무력 충돌…호르무즈 해협 긴장도 고조

미국이 이란의 미군기지 공격에 대한 보복 조치로 이란 내 군사시설을 대대적으로 타격했다. 협상 가능성이 거론되며 잠시 잦아들었던 양국의 무력 충돌이 불과 엿새 만에 재개되면서 중동 정세가 다시 확전의 소용돌이로 빠져들고 있다.
미 중부사령부는 29일 오후 10시께 미국 동부시간 기준으로 이란을 겨냥한 대규모 공습을 마쳤다고 밝혔다. 이번 작전에서는 이란혁명수비대 지휘통제시설을 비롯해 미사일·무인기 관련 시설, 해안 감시·방어 거점, 해상전력 등 수십 곳이 공격 대상에 포함됐다. 미군은 해당 시설들이 중동에 배치된 미군과 민간 선박, 걸프 지역 국가들에 위협을 가하는 데 활용돼 왔다고 설명했다.
공습의 직접적인 발단은 하루 전 발생한 이란의 탄도미사일 공격이었다. 이란혁명수비대는 28일 요르단을 포함한 중동 지역의 미군 병력을 겨냥해 여러 발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미군은 이를 기습 공격으로 규정하면서 발사된 미사일을 모두 요격했다고 밝혔다. 현재 중동 지역에는 5만 명이 넘는 미군 병력이 배치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군의 공습이 시작된 뒤 이란 남부 게슘섬과 부셰르를 비롯한 여러 지역에서는 폭발음이 이어졌다는 현지 보도가 나왔다. 이란 당국은 일부 지역에서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고 주장했지만, 정확한 피해 규모와 군사시설의 손상 정도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의 미사일 공격 이후 “이제 우리 차례”라며 강력한 보복을 예고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4일 이란과의 협상 가능성을 이유로 추가 공습 승인을 보류했지만, 이번 공격을 계기로 군사적 대응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대화의 문을 열어둔다면서도 공격이 발생하면 즉각적인 군사력으로 응징하겠다는 압박 전략을 다시 꺼내 든 셈이다.
문제는 보복이 또 다른 보복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이란이 중동에 있는 미군기지나 미국 동맹국의 군사·에너지 시설을 다시 공격할 경우 미국 역시 추가 공습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상대의 공격을 명분으로 공세 수위를 높이는 악순환이 반복되면서 외교적 해결을 위한 공간이 급격히 좁아지고 있다는 우려를 피하기 어렵다.
전선도 이미 미국과 이란 양국의 경계를 넘어서는 모습이다. 예멘의 후티 반군과 이라크 내 친이란 무장세력은 미군기지와 사우디아라비아의 석유시설, 유조선 등을 공격하고 있다.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도 이라크에 있는 친이란 민병대 거점을 공동으로 타격하면서 주변국들이 직간접적으로 충돌에 끌려 들어가는 양상이다.
특히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이 장기화할 경우 이번 충돌은 군사 문제에 그치지 않고 국제유가와 해상 물류, 글로벌 금융시장 전반을 흔드는 요인으로 번질 수 있다. 실제로 공습 재개와 해상 운송로 차질 우려가 맞물리면서 국제유가의 변동성도 다시 확대되고 있다.
미국은 이번 작전을 자국 병력과 항행의 자유를 지키기 위한 방어적 대응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이란 본토의 군사시설을 직접 타격하고 이란 연계 세력까지 공격 범위를 확대하는 상황에서 ‘제한적 보복’과 ‘전면전’의 경계가 갈수록 흐려지고 있다는 견해도 있다.
양측이 당장의 군사적 우위를 확보하는 데 집중할수록 충돌을 끝낼 출구는 오히려 사라질 수밖에 없다. 이번 공습이 이란의 추가 공격을 억제하는 계기가 될지, 중동 전역을 다시 거대한 전쟁으로 밀어 넣는 신호탄이 될지는 이란의 다음 대응과 미국의 추가 작전 수위에 따라 갈릴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