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증시가 이틀 연속 급락하며 코스피가 장중 5300선 아래로 밀려났다. 코스피와 코스닥에서는 매도 사이드카와 서킷브레이커가 연이어 발동됐으며, 코스피 시장에서 이틀 연속 서킷브레이커가 시행된 것은 사상 처음이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오후 1시 32분 기준 전 거래일보다 12.63% 급락한 5262.77을 기록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일 대비 1.09% 상승 출발해 장 초반 6228.52까지 오르며 반등하는 듯했지만, 오전 10시를 넘기면서 하락세로 돌아선 뒤 낙폭을 급격히 키웠다.
수급에서는 개인과 외국인의 대규모 매도세가 지수를 끌어내렸다. 오후 1시 27분 기준 개인은 1조7652억원, 외국인은 3861억원을 순매도한 반면 기관은 2조1474억원을 순매수했다. 시장에서는 반도체 대표주 급락과 함께 신용거래 반대매매 물량까지 쏟아지며 개인 투자자의 ‘패닉셀’이 확산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시가총액 상위 반도체 종목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삼성전자는 12.45% 내린 19만2500원, SK하이닉스는 18.00% 급락한 127만1000원에 거래됐다. SK하이닉스는 이날 2분기 영업이익이 60조542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5배 증가했다고 발표했지만, 시장 전망치(64조6941억원)를 약 4조원 밑돌면서 실망 매물이 쏟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코스닥 역시 오후 1시 27분 기준 10.34% 급락한 632.88을 기록하며 동반 약세를 나타냈다.
증시 급락으로 코스피와 코스닥에는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매도 사이드카와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특히 코스피 시장에서 연속 이틀 서킷브레이커가 시행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올해 들어 코스피 서킷브레이커는 모두 9차례 발동됐다.
국내 증시 약세는 미국 반도체주 급락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간밤 미국 증시에서는 반도체 투자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와 엔비디아의 이른바 ‘순환금융’ 논란, 중국 반도체 산업의 급성장 등이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4.5% 하락하며 4거래일 연속 내림세를 이어갔다. 마이크론은 8.9% 급락했고 AMD, 인텔, 퀄컴 등 주요 반도체 기업도 4~8% 하락했다. SK하이닉스 미국주식예탁증서(ADR) 역시 약 9% 하락하며 3거래일 연속 약세를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엔비디아가 오픈AI의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에 최대 2500억달러 규모의 지급보증을 제공했다는 보도로 AI 투자 거품 논란이 확산한 점도 악재로 작용했다고 보고 있다. 엔비디아 투자금을 받은 기업들이 다시 엔비디아의 AI 반도체를 대거 구매하는 구조가 실적을 인위적으로 부풀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됐다.
여기에 중국 메모리 업체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의 대규모 기업공개(IPO)와 반도체 기술 자립 속도도 국내 반도체 업종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시장은 중국 업체들의 추격과 함께 마이크로소프트(MS), 메타, 아마존 등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과 AI 투자 지속 여부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