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투표율, 결국 김기현 대세론으로…’반란표’ 찻잔 속 태풍

l 친윤 조직력 앞세워 1차전 과반 승리…’윤핵관 심판’ 안·천·황 결선행 좌절 ‘이준석 트라우마’ 자극도 당심 결집 주효…최고위원도 친윤색 강한 원외가 현역 앞질러

(고양=연합뉴스) 홍지인 기자 = 국민의힘 3·8 전당대회의 ‘역대급 투표율’은 결국 ‘김기현 대세론’으로 귀결됐다.

김 신임 대표는 8일 경기 고양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대에서 52.93%를 얻으며 과반을 차지, 결선 투표 없이 곧바로 당권을 거머쥐었다.

양강을 자처하던 안철수 후보는 김 대표 절반에도 못 미치는 23.37%를 득표하며 결선행이 좌절됐고, 천하람(14.98%) 황교안(8.72%) 후보 등도 김 대표의 과반을 저지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전대 직전까지 치러진 여러 여론조사에서 김 대표가 앞서나가긴 했어도 과반 확보 여부를 장담할 수 없었지만, 실제 뚜껑을 열어보니 대세론으로 당심(黨心)이 쏠린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김 대표가 기록한 52.93%의 득표율은 지난달 10일 예비경선(컷오프) 때보다도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사상 초유의 ‘당원 100%’ 선거로 치러진 이번 전대 결과의 결정적 변수는 역시 높은 투표율이 꼽힌다.

지난 4~7일 각각 이틀씩 진행된 모바일·자동응답시스템(ARS) 투표 결과 최종 투표율은 55.10%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21년 전당대회 투표율(45.36%)보다 10%포인트가량 높은 역대 최고 수치다.

이를 두고 안·천 후보 등은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으로 상징되는 당내 주류 세력에 대한 심판의 성격이 담긴 ‘반란표’로 해석하기도 했지만, 결국 김 대표 측이 주장한 ‘준비된 조직표의 위력’이 확인된 셈이다.

내년 총선을 1년여 앞둔 상황에서 친윤계가 이준석 전 대표 당시 윤 대통령과 당이 사사건건 충돌하며 삐걱거렸던 ‘이준석 트라우마’를 자극한 것도 당심 결집에 주효한 것으로 해석된다.

김 대표 측은 애초 이번 전대에서 자신들을 지지하는 조직표를 최대 30만표 정도로 추산하면서 이들을 최대한 투표로 이끄는 것을 승부의 관건으로 보고 총력을 펼쳐왔다.

김 대표는 전대 직후 기자 회견에서 “4명이 경합하는 과정에서 1차에서 과반 얻는 게 결코 쉽지 않은 과제였다”면서 “특히 후위 주자 3명이 합세해서 1위 주자에 공세를 펼쳐서 과정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다만, 김 대표의 압도적 승리라기보다는 과반 커트라인을 살짝 넘기는 수준으로, 여타 후보에 대한 지지도 여전히 절반 가까이 된다는 점에 주목하는 시선도 있다.

한편, 김 대표와 함께 지도부를 구성할 최고위원 선출 결과에서도 역시 친윤계의 조직표가 유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재원(17.55%)·김병민(16.10%)·조수진(13.18%)·태영호(13.11%) 최고위원, 장예찬(55.16%) 청년최고위원 등 면면이 친윤 일색이기 때문이다.

특히 현역 의원이라는 ‘프리미엄’을 갖춘 조수진·태영호 최고위원보다도 지난 대선 캠프에서 주요 보직을 맡으며 친윤 색채가 더욱 강한 것으로 평가되는 김재원·김병민 최고위원의 득표가 더욱 많았다는 점에서 조직표 위력이 여실히 드러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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